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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리_후기

[스즈메의 문단속] 후기/해석/강력스포주의!/ 나에게 아쉬웠던 영화..

by 문작가_ 2023.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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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한국 영화관은 지금 '스즈메의 문단속'으로 열기가 뜨겁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유명한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재난 3부작 시리즈 중 마지막 영화이며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의 흥행 성공에 힘을 입은 듯하다.
 

 

 

이 글은 '스즈메의 문단속'에 대한 솔직한 후기와 해석 글이므로 대왕 스포에 주의하길 바란다.

(개인적인 생각이 섞여있고 100% 확실한 해석이 아닙니다!)
 
 
 
 

'스즈메의 문단속' 속 고양이는 어떤 존재일까?

 

다이진

'다이진'이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 이 녀석의 정체가 참 궁금하다.
찾아보니 '미미즈'를 막는 신이라고 한다.
'스즈메'가 SNS에 올라온 '다이진'에 대한 게시글을 보는 장면에서 사람들이 '다이진'같아!'라고 하는데.. 그게 뭐지?
 
다이진은 일본의 대신(大臣)이라는 뜻이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옛날 일본 대신들의 수염이 고양이 같아서 지어진 듯하다는 추측글이 많다.)
 
'다이진'은 귀여운 포즈를 지으며 사람들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몇 백 년 동안 요석인체로 지냈던 게 즐겁지 않았던 터일까? 굉장히 여유롭게 즐긴다.
'스즈메'의 눈에는 고양이로 보이지만 술집 종업원은 사람으로 보인다고 말한다.(신적인 존재임을 암시)
 
그런데 많은 동물 중에 고양이로 표현한 이유가 있을까?
인터넷에서 2가지 추측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하나는 자연재해에 대해 그 누구도 알 수 없듯이 고양이의 알 수 없는 행동에 빗대어 표현한 것. 다른 하나는  단지 '신카이 마코토'감독이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좋아해서 그린 것 같다는 주장이 더 끌린다. (전작 시리즈들 중에서도 고양이 많이 나옴.)
 
이 녀석은 요석의 형태로 '미미즈'를 막았어야 할 캐릭터인데 '스즈메'를 애정하게 되면서 문 밖(현실)으로 나돌아 다닌다.
'스즈메'가 싫다고 소리쳐도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며 애정공세를 하는 모습에 순수한 사랑이 느껴진다.
영화 초중반까지 '다이진'이 '미미즈'를 불러온 것처럼 나오는데 이건 '스즈메'에게 문의 존재를 알려주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사다이진

뜬금 맞게 나오는 검은 고양이 '사다이진'. 
첫 등장은 '소타'의 할아버지가 창문 너머 고양이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고양이가 얘다.
 
'사다이진'은 좌대신(左大臣)을 가타카나로 한 것이다.
 
여기서 잠깐. 일본의 관직 서열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일본 태정관 관직에 대해 살펴보면 우대신은 좌대신의 주도 하에 함께 모든 일을 했다고 한다. 즉, 좌대신> 우대신. 좌대신의 서열이 더 높다는 것.
 
'사다이진'이 좌대신이라면 다이진은 자연스레 우대신 위치에 놓이게 된다는 뜻이다!
고양이로 표현된 모습만 보아도 '다이진'보다 '사다이진'의 몸집이 더 크다. 게다가 '사다이진'이 '다이진'에게 그루밍을 해주는데 이는 고양이 사회에서도 서열이 높은 냥이가 낮은 냥이에게 해주는 행위다.
 
요석이었던 '다이진'은 '스즈메'가 뽑아 주었으니 자유롭게 다닐 수 있지만 '사다이진'은 누가 뽑아 준 것일까? 이것에 대해 공식설명은 없지만 위 내용의 기반으로 말하자면 좌대신(사다이진)이 책임지고 우대신(다이진)을 찾으러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한마디로....... 직장 후배가 싼 똥을 치우러 온 거다...)
 
영화 후반부에서 '사다이진' 요석은 누가 뽑은 건지 많이 궁금했다... 그래서 그 이유가 나오기를 끝까지 기다렸다..
(하지만 안나옴)
일본인들은 이름을 보면 지레짐작하겠지만.. 우리 모두 한국인이잖아요? 일본의 관직서열까지 어떻게 아냐고.........

 

 

'스즈메'는 어째서 좋은 사람들만 만난 걸까?

 
'스즈메'가 나무 의자로 변해버린 '소타'와 여행을 하던 도중 만났던 조력자들은 하나 같이 좋은 사람들이다.
 
첫 번째로 만난 사람은 '타마키'라는 소녀.( 소녀)'스즈메'와 동갑이며 밥과 잠자리를 선뜻 내어준다. '스즈메'와 작별인사를 할 때는 자신의 옷과 가방을 흔쾌히 주기도 하고  '타마키'의 가족들도 떠나려는 '스즈메'를 향해 '언제든지 또 오렴.'이라고 따듯하게 말해준다.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은 '니노미야 루미'.(애기들 엄마) 버스에 홀로 앉아 있는 '스즈메'에게 먼저 다가가 고베시까지 차를 태워다 준 인물이다.'루미'가 일하는 스낵바 종업원도 밤늦게 돌아온 '스즈메'에게 이유는 묻지 않고 따듯한 밥을 선사해 준다.
 
그런데 '스즈메'는 우연히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일까? 아니다. 이건 다 필연이다. 자세히 말하자면 '다이진' 덕분이다.
 
 

음과양

음양(陰陽)은 서로 상반하는 성질의 음과 양이 천지 만물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위의 사진을 보고 드는 생각이 있다. 흰 부분은 '다이진'과 닮았고 검은 부분은 '사다이진'과 닮았다.
'다이진'의 눈 한쪽만 검은 부분인 이유가 바로 저것을 표현한 것일까? 그렇다고 가정하에 서술하면 이야기의 퍼즐이 잘 맞추어진다.
 
'양'의 포지션에 놓인 '다이진'과 만난 후 좋은 조력자들을 만나게 된 '스즈메'.
'음'의 포지션에 놓인 '사다이진'과 만난 후 이모의 어두운 본심과 마주하게 된 '스즈메'.
들어맞는다.
 

이와토 타마키 (이모)

이후 이모가 '스즈메'를 자전거에 태우고 가는 장면에서 서로에 대해 잘 풀어나가는 훈훈한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타고 있는 자전거 앞 바구니에는 '다이진'과'사다이진'이 타고 있다.
즉,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상태다.
그렇게 '스즈메'와 이모는 좋게 마음을 풀 수 있었던 것이다.
 
추가로 스낵바에서 '스즈메'가 묵었던 날 스낵바의 장사가 무지 잘 되었다.
그것도 '다이진'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스즈메'가 '소타'를 좋아하는 이유는?

잘생겨서?

'스즈메'는 인간인 '소타'보다 의자로 변해버린 '소타'와 함께한 시간이 많았다.
도대체 '소타'가 '스즈메'에게 어떤 존재로 자리 잡았길래 '소타'대신 자신이 요석이 되겠다고 까지 말했을까? 
같이 여행하는 과정에서 키워진 감정 때문일까?
영화에서 비추어지는 이들의 감정선은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닌 동료, 친구, 전우애 같은 느낌의 사랑이 크게 느껴진다.
 
생각해 보았다.
'스즈메'가 '소타'에게 얼굴을 붉힌 장면.. 같은 게.. 있었나?
영화 첫 장면에서 '스즈메'가 '소타'를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데......... 아!
그래서 '스즈메'가 '소타'를 좋아하는구나................................... 는 아니고!
 

교복의 빨간 리본. 저것이 '소타'를 좋아하는 이유.

 
일본에서의 '붉은 실'은 남녀 간의 사랑을 의미한다. (운명으로 이어져 있는 실)
 
전작 '너의 이름은.'에서 '붉은 실'을 의미하는 장면이 참 많이 나온다.
여자주인공의 머리끈이자 남자주인공과 이어지는 매개체로 나오기에 '붉은 실'의 진정한 의미를 몰라도 사랑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날씨의 아이'에서는 주인공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장면에서 '붉은 실'의 요소가 보인다.(비행운처럼 길게 늘어진 부분을 실처럼 표현하였다.)
 
위의 둘 영화에서 보여주듯이 '붉은 실'은 사랑 자체를 의미한다. ' 신카이 마코토' 애니의 특징이다.
'스즈메'가 '소타'를 좋아하게 된 시점이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나오지 않지만 전작들을 미루어보았을 때 이 둘은 사랑하게 되는 사이구나라고 추측해야 한다.
운명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원인이 무엇이든 정해져 있는 게 운명이니까.
이 둘의 관계가 발전하게 된 계기는 관객들의 두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지만 애초에 정해진 운명이었다면 '스즈메'는 '소타'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신카이 마코토'의 장치로 인해 이 둘은 서로 끌리는 존재인 셈이다.
 
 
 
 

'미미즈'는 뭘까?

약간 그로테스크하다..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붉은 기둥과 다르게 도쿄에서 마주한 '미미즈'는 지렁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미미즈'의 형상이 왜 이런지는 일본 신화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일본 신화 타케미카즈치(タケミカヅチ) 속 내용을 보면 지진을 일으키는 요괴로 메기가 나온다.
이것을 막기 위해 신들이 쐐기돌로 막고 있는 장면이 묘사되는데.. 어? 요석이랑 비슷한 설정이다.
그래서 저 모습이 메기같이 표현된 것 같다. 디자인 모티브는 지렁이 이라지만 메기로부터 영감 받은 것도 분명 있을 듯.
 
 

마지막 장면의 의미는?

 

'스즈메'의 뒷문을 해결(?) 후 '스즈메'는 일상으로 돌아가고 '소타'와의 첫 만남과 같이 다시 재회하고 영화는 끝이 난다.

여기서 '소타'는 다녀왔어라는 말을 하고 '스즈메'는 어서 와 라고 말하는데 이는 동일본 대지진 사건때 다녀오겠습니다 라고 말을 남긴 후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는 피해자들에게 남기는 말이다.

남겨진 유족들은 피해자들에게 다녀왔어를 듣지 못하고 그들에게 어서와 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

이를 '스즈메'와 '소타'가 대신 말함으로써 그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장면이다.


 

'스즈메의 문단속'의 아쉬운 점

 
 
이제부터 '스즈메의 문단속'이 왜 아쉬웠는지 써보겠다.
 
◎위에 적어놓은 지식들을 알았으면 영화를 조금 더 재미있게 즐겼을 것 같다.
사전 지식을 알지 못해 영화 보는 내내 답답했다.
일본인이라면 자연스레 이해했을 부분이 나에게는 어떤 떡밥인 걸까? 의문점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영화가 끝나기까지 떡밥이 풀리지 않아서 검색해 보니 애초에 떡밥도 아니었던 것들..(사다이진의 갑작스러운 등장 등)
 
◎ '스즈메'가'소타'에게 향한 감정이 언제부터 커진 지 짐작하기 힘들었다.
'신카이 마코토'의 영화연출에 대해서 빠삭하게 알고 있었다면 감안하고 보았을 테지만...
그것에 대해 알지 못하는 이상 의문스럽게 다가온다.
(그래.. 얼굴 보고 한눈에 반한 거라고 생각할게..)
 
◎일본은 미성년자가 술집에서 아르바이트해도 되나요? 파워 보수성격으로서 조금 불편했다.
 
◎'신카이 마코토'의 특색이 나타나는 애니지만 예전만큼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스즈메의 문단속'의 퀄리티가 낮아서가 아니다.
내가 '신카이 마코토'작품에 익숙해져 버린 거다.
이건 아쉽다고 하기 좀 그렇지만.. 그래도 예전만큼의 감동이 느껴지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에서의 OST활용은 정말 기가 막혔다.
이번 '스즈메의 문단속'에서도 영상과 음악 연출이 참 좋았는데...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 노래가 없다.
마지막 엔딩 크레디트 노래밖에 기억나질 않는다.
 
◎'소타'.. 그렇게 멋있게 디자인해 놓고 조금만 나오는 게 아쉬웠다.
그리고 4년 준비한 시험 날린 거면 그냥 요석으로 사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네..
 
이제 좋았던 점을 이야기하자면 지진에 대한 공포를 영상으로 잘 풀어낸 점.
동일본 대지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며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영화라는 게 잘 느껴진 점.
눈물 흘리는 포인트가 있었다는 점..
 
아! '다이진' 졸귀탱!
 
 
 

'신카이 마코토' 재난 3부작을 최종 평가 해보겠다.

'날씨의 아이'>>'너의 이름은.'>>>>'스즈메의 문단속' 

 
재난 3부작 시리즈 전부 영화관에서 보았는데 막상 끝나니 아쉽다.

(아! '스즈메의 문단속'은 쿠키 영상이 없다...)
다음에도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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